우리들 줄거리 특징 후기 결론

우리들

 

"우리들 (The World of Us, 2016)"은 윤가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아역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초등학생 성장 드라마다. 이 영화는 여름 방학을 배경으로, 외로운 소녀 ‘선’과 전학 온 친구 ‘지아’ 사이에 싹트는 우정과 그에 따른 오해, 배신, 상처를 통해 아이들의 세계에도 존재하는 미묘하고도 복잡한 감정을 놀라울 정도로 깊이 있게 그려낸다. 『우리들』은 그저 귀엽고 밝은 아동 영화가 아니라, 우정과 따돌림, 소속감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은 진짜 ‘어린이의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한 작품이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감정의 지도’로 많은 관객들에게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울림을 안긴 수작이다.

1. 줄거리

“우리, 친구 맞지?”

초등학교 4학년 선(최수인)은 학교에서 조용하고 친구가 적은 아이다.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어딘가 외곽에 있는 느낌을 받는다.

어느 날, 여름 방학이 시작되던 날 전학생 지아(설혜인)가 선의 반으로 오게 된다. 둘은 방학 기간 동안 빠르게 친해지고, 함께 뛰놀며 ‘비밀의 공간’도 만들고, 진짜 친구처럼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개학 후, 지아는 선 대신 반의 인기 많은 아이들 쪽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지아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며 선과의 관계는 점점 어긋나기 시작하고, 서로에 대한 실망과 오해, 배신감이 쌓이기 시작한다.

지아는 선과의 추억을 외면하고, 선은 버려졌다는 감정에 휩싸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또한, 선의 집안 형편, 지아의 가정 문제 등 아이들의 환경 속 현실적 고통도 서서히 드러나면서, 관계는 더 복잡해진다.

『우리들』은 어른들의 개입 없이 아이들만의 세계 안에서 친구가 된다는 것, 소외된다는 것, 그리고 마음을 닫게 된다는 것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관객은 그 과정을 따라가며 어릴 적의 자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2. 영화의 특징

1. 아이의 시선으로만 이야기되는 서사
『우리들』은 단 한 명의 어른 시점이나 설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모든 이야기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계로 진행된다.

선의 감정, 지아의 불안, 다른 아이들의 무리 짓기와 방관 — 이 모든 장면은 교훈을 주기 위한 연출이 아니라, 관찰자적 시선에서 펼쳐지는 감정의 조각들이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이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였던 나 자신'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2. 따돌림과 우정의 경계선
이 영화는 왕따나 집단 괴롭힘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말 없는 소외, 시선 회피, 말투 하나, 초대받지 못한 놀이로 심리적 고립감을 표현한다.

아이들의 세계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서 발생하는 감정은 복잡하고 무겁다. 그 미세한 감정의 균열이 어떻게 관계를 깨트리는지, 또 회복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영화는 아주 조용히 보여준다.

3. 현실적인 캐릭터와 연기
최수인과 설혜인은 전문 연기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몰입감을 보여준다.

선의 조용한 눈빛, 지아의 동요하는 표정, 그리고 아이들 사이의 공기까지 연기라기보다는 실제 상황을 촬영한 듯한 자연스러움이 있다.

특히 말없이 혼자 앉아 있는 장면, 숨죽여 귀를 기울이는 순간들이 단어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한다.

4. 감독의 탁월한 균형감
윤가은 감독은 ‘어른이 아이를 연출한다’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진 감정을 그대로 끌어낸다.

그 감정에는 판단도, 교훈도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감정,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런 연출은 영화에 보편성과 깊이, 현실감을 동시에 부여하며, 결국 아이들만의 이야기이면서 모든 세대에게 통하는 감정의 영화로 완성된다.

3. 감상 후기

가장 조용한 성장 영화의 울림
『우리들』을 보고 있으면 큰 사건이나 반전 없이도 계속해서 마음이 조여든다.

✔ 내가 예전에 놓쳤던 우정 ✔ 오해했지만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던 기억 ✔ 혼자였던 시간에 느꼈던 외로움

영화는 이런 기억들을 다시 꺼내 보게 만든다.

어른도 아이도 모두가 겪는 감정
우정, 질투, 거리감, 배신, 두려움 — 이 모든 건 단지 어린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를 보는 어른들은 선과 지아를 통해 자신의 오래된 감정, 혹은 지금의 감정까지도 돌아보게 된다.

소리 없는 고통을 품은 영화
『우리들』은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는다. 울부짖지도, 격렬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조용한 이야기 안에는 작지만 강력한 고통의 결이 담겨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선이었고, 누군가의 지아였으며, 누군가의 외부인이었던 순간이 있다.

이 영화는 그 기억을 소중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결론

우리 모두의 이야기, 『우리들』
『우리들』은 아이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어른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이다.

✔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 ✔ 오해를 풀지 못한 후회의 감정 ✔ 친구이고 싶었던 간절함

이 모든 감정은 영화를 통해 되살아나고, 우리 각자의 어린 시절을 꺼내 보게 만든다.

추천 대상
✔ 조용한 감정 영화, 성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 ✔ 아이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은 부모 ✔ 한 편의 영화로 스스로의 과거와 화해하고 싶은 사람

『우리들』은 소리 없이 스며들어 가장 깊은 곳에 남는 영화다.

보고 나면, 이 말이 떠오른다.

“우리, 친구 맞지?”